지난번에 다운타우너를 올린 적이 있긴 한데 이번엔 안국이다! 어쩌다 보니 또 와버렸다. 아주 지점별로 도장 깨기를 할 태세다.
춥긴 또 오지게 추웠는데 미세먼지가 깨끗해서 상쾌했다. 암튼 날씨가 아주 맑고 햇살도 예뻤다.
안국점은 테라스 같은 건 없고 노티드 도넛과 골목을 함께하고 있어서 그 공간이 그냥 웨이팅 그 자체였다.
모두가 도넛과 버거를 기다리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근데 확실한 건 버거가 도넛보다 빠르게 줄이 없어짐! 왠지 모르게 승리한 기분 느낄 수 있음 ㅋㅋㅋ
이것도 영어 말고 한국어로 써도 좋을 거 같은데! [다운타우너]
안국역 출구에서 멀지는 않지만 초행길이라면 그냥 지나쳐 갈지도 모르겠다. 다운타우너 보다는 노티드가 그나마 큰길에서 눈에 띄기 때문에 그 골목으로 턴 하면 됨!
노티드 웨이팅, 다운타우너 웨이팅 + 배달 기사님들 왔다 갔다 복작복작하기 때문에 멍 때리고 지나다니는 사람들 구경하기 좋다. 그러다 보니 시간 금방 갔음. 약 15-20분 정도 기다린 것 같기도 하고,, 뭐,,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일단 안국점은 이렇게 생겼다.
사실 우리는 가운데 테이블에 앉혀졌는데 메뉴 고르는 1-2분 동안 벽 쪽 2인석에 자리가 나서 냉큼 옮겼다.
가운데 테이블은 스툴 같은 의자에 짐 넣을 바구니가 테이블 아래 껴 있다. 의자도 좁고 패딩 넣기도 불편할 것 같아서 애매했는데 친구가 매의 눈으로 스캔하고 호다닥 좋은 자리를 얻어주었다 ㅋㅋㅋ
벽 쪽 테이블은 일자형 소파 같은 의자가 쫙 이어져 있기 때문에 가방, 짐 쌓아서 얹어두기 좋음!
우린 더블 치즈버거, 아보카도 버거, 오리지널 프라이, 페일 에일 생맥 한 잔을 주문했다.
저기 넘버 뒤로 보이는 게 내가 말한 가운데 테이블임. 먹고 빨리 나갈 수밖에 없는 의자와 테이블 크기.
편하고 적당한 등받이 의자를 쓴다면 너무 좋을 것 같은데, 먹을 땐 좋겠지만 웨이팅이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회전율도 좋던데 이런 게 다 전략 아닐까.
안국은 천장에 휘황찬란하게 천 떼기로 덮여 있고 바람이 불 때마다 살랑살랑거린다.
내부는 따신데 히터가 어디서 나오는지를 못 봐 가지고 온도를 모르겠네.
조리하는 것도 찍고 싶었는데 워낙 사람 얼굴이 많이 나오고 거기서 주문을 하기 때문에 그냥 말았다.
근데 이건 찍음 ㅋㅋㅋ 안국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내부다. 기가 막히게 이건 그 누구의 얼굴도 노출되지 않음.
오른편에 구멍 난 벽은 ㄷ모양으로 공간을 감싸고 있는데 거긴 좌식 테이블 하나가 있고 안방처럼 되어 있다 성인 4-5명도 무리 없이 앉을 수 있을 정도. 꼭 인원수가 많아야만 주는 건 아니더라. 2인도 그냥 순서가 되면 저 테이블을 받을 수 있음!
솔직히 저 자리는 좀 탐났다 ㅋㅋㅋ
영롱한 버거가 나왔는데 맥주는 아직도 안 왔다... 서버가 번호를 가져가 버리셨고 우린 음????? 눈빛을 주고받고 ㅋㅋ 일단은 기다려 보았다. 역시나 계속 안 나오길래 가서 영수증 보여드리며 말씀드렸다. 영수증 챙기길 잘했네.
전체 샷을 찍겠다는 열정!!
다운타우너 버거는 번에서 참깨 맛이 정말 잘 난다. 고소하고 바삭한 깨가 살아있다.
더블 치즈는 치즈향 가득한 근본 버거를 풍족하게 먹고 싶어서 시킨 거고 아보카도는 그냥 일단 먹어야 해서 시켰다.
둘이 간 거라 여기에 프라이와 맥주를 하나씩 추가했지만 프라이가 약해서 버거 세 개 먹어도 될 것 같다. 돼지를 향한 눈총쯤이야 이겨낼 수 있다.
아보카도가 엄-청 많이 들어간 건 아니지만 그래도 창렬은 아니어서 괜찮고 일단 맛있다. 보들보들하고 잘 익은 아보카도가 들어갔기 때문에 내가 사 온 아보카도 먹을 때 보다 성공 확률이 높다. ㅋㅋ 메롱하고 있는 베이컨의 존재감도 확실하고!
토마토도 두 개 들어가서 좋고, 뭐 사실 여기나 저기나 다운타우너라면 다 이 맛을 낼 것이기 때문에 안국이 맛있니 한남이 맛있니 할 수는 없다.
근데 이 날은 프라이가 바삭하지도 포슬 하지도 아닌 말랑 애매한 식감이어서 약간만 더 오래 튀겨주면 좋겠다 싶었고 , 진짜 양 좀 더 많이 주면 좋겠다 ㅋㅋㅋㅋ 이거 하나에 4300원인가 그 정도 하는데 천 원 보태면 맥날 런치세트를 먹을 수 있겠어요.
아니~ 물론 맥날과 수제버거를 비교할 수는 없죠. 내가 그러니까 여기 있지. 다만 프라이가 다운타우너나 shake shack 버거나 가격이 왜 그런지 모르겠달까, 흠.
그래도 당연히 버거는 맛있었고 오랜만에 햄버거에 맥주를 먹어서 그런가 전반적으로 기분이 좋고 아주 만족스러웠다.
ㅋㅋ 주기적으로 햄 맥 때려주러 지점마다 갈지도 모름.. 버거 귀신
다음엔 치킨버거를 먹으러 가야 한다. 아 그런데 베지 버거도 출시해주면 좋겠다. 육식에 죄책감이 들 때가 많으니까요.
대체 고기를 쓴 버거라던가요 뭐, 암튼 노력해 봐요 다운타우너!
실리콘 케이스를 쓰며 그린워싱을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감이 있지만 이거라도 하는 게 어디냐-라고 또 생각했고.
역시 다운타우너. 퀄리티 버거 인정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