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관람라이프

211126 프랑켄슈타인 규카 후기

뉴콘텐츠 컴퍼니의 프랑켄슈타인 규카츠 페어의 프리뷰 공연 제가 찍먹 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지금 48시간째 프랑켄 생각뿐...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우 X100 재밌었다. 아니 나 원래 프랑켄 별로 안 좋아했는데(?) 그래서 재연 삼연도 별로 안 봤단 말임!! 근데 이렇게 핵잼으로 볼 줄 정말 몰랐다. 지금은.. 이 세상 사람들 다 규현 카이 봐주고 다 나랑 규현 카이 얘기해줬으면 좋겠다.. 사람들아 제발 (나랑) 규현 카이 얘기 좀 해..

 

 

211126 캐슷보드. 카앙 보드 삐뚤어진게 족굼 거슬림,,

 

사실 이날 몸 컨디션이 좀 안 좋아서 과연 공연 제대로 볼 수 있을까 약간 걱정될 정도였다. 나 공연 보다가 쓰러지면 어떻게 하지 옆사람이 어셔한테 말해주려나? 이딴 생각까지 했는데 (사실 쓰러질 정도는 아니었는데 좀 오버함) 정말 쓸데없었고, 불 꺼지고 서곡 연주되자마자 마스크 속으로 너무 함박웃음 지어져서 나 스스로도 좀 어이없었음. 나 프랑켄 좋아하는데 입덕 부정 기였나 봐..

 

여하튼 사실 그날그날 공연에 별점 매기는 건 정말 의미 없어서 공연 후기에는 딱히 별점 안 매길 예정임.

그래도 볼 사람 안 볼 사람을 얘기하자면,,

안 볼 사람: 어두운 이야기 싫어하는 사람. 등장인물이 불행해지는 이야기 싫어하는 사람. 

꼭 볼 사람: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사람.

사실 호불호가 갈릴만한 공연이긴 해서 안 볼/볼 사람을 나누는 게 쫌 조심스럽긴 함. 근데 노래들이 워낙 좋고(자극적이고 몰아치는 한국인이 좋아할 만한 그런 맛) 서사도 뭐 그렇게 나쁘지 않아서, 볼까 안 볼까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빅터 or 앙리 배우 팬이라면 보는걸 완전 추천 추천함. 사실 개연성도 좀 부족하고 전개도 너무 빠르긴 한데,, 서사에 구멍이 뚫려있는 부분들을 관객들이 상상해보는 재미도 있고, 메리 셸리의 원작에서 이어지는 묵직한 프랑켄슈타인 텍스트가 주는 몇몇 생각거리들도 있어서 좋다. 

 

 

우선 화제의 뉴 빅터 규현에 대한 얘기부터 해보겠음. 사실 프랑켄 4연 캐스팅에서 가장 놀라웠던 부분이 규현이었던 것 같다. 규현이 프랑켄을? 이라기보단 규현이 빅터를??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대한민국 남자 뮤배들은 대충 2종류로 나눌 수 있다. 빅터 할 사람과 앙리 할 사람으로..! 그리고 규현은 나에게 외모도 보컬도 모두 앙리 역에 더 가까운 사람으로 보였던 배우라 빅터 역으로 캐스팅되었다는 게 매우 놀라웠음. 하지만 이 배우가 지금까지 뮤지컬판에서 다년간 증명해온 성실한 태도와 훌륭한 무대로 보건대 신선하고 재밌는 빅터를 만들어줄 것 같아 신나게 규현 카이 첫 공을 예매했고.. 결과는 대 성공이었음. 규현의 목소리로 빅터 노래를 어떻게 부를까 사실 걱정 반 기대 반이었는데 너무 잘 소화해냈다. 규현이 이런 발성으로 이런 저음을 내는 건 첨 봐서 정말 재밌었음. 그리고 그의 연기와 노래 속에서 규현이 그동안 빅터 역할을 얼마나 준비하고 연습했을지가 너무나 뚜렷하게 보여서.. 좀 감동스럽기까지 했음. 휴.. 저도 열심히 살게요...

 

 

그리고 규현 빅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정말 아기 도련 님 임(..) 혐 성에다가 애가 싹 바가지도 없는데 밉상이라기보단 좀 안타깝고 귀여움. 약간 저 싸가지도 없고 너무 귀엽다 짤 같은 느낌이었다. 되게 주변 사람들에게 악악 대는데 그게 얘가 진짜 나쁘고 싹수없는 걸로 보이지 않고, 일종의 방어기제로 보임. 이번 시즌에서 가장 어린 빅터이기도 하고 본체가 동안이기도 해서(아직 젖살이 꽤 남아있더라고,,) 앙리의 친구라기보단 사실 앙리의 동생 같은 느낌을 많이 줬다. 하필 카이 앙리랑 붙어가지고 더 되게 형아 좋아하는 동생 같았는데.. 이 부분은 카앙 부분에서 더 얘기하겠음.

규현 빅터는 이 사람이 근본적으로 악하고 어딘가 뒤틀려있다기보단, 불우한 어린 시절로 인한 엇나감이 컸을 뿐이라는 인상을 줌. 사랑받지 못해서(사실 사랑 많이 받았는데 지가 모름) 남에게 어떻게 사랑을 줄지도 모르는 어린아이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의 불행이 그의 혐성(?)을 정당화하는 캐릭터는 결코 아님. 규현 빅터는 계속해서 과오를 저지를지언정 본인에게는 한 톨의 자기 연민도 없는 빅터였는데 이 부분이 정말 신선했고 극호였다. 자기 자신을 불쌍히 여기지 않는 불행한 남캐 얼마나 좋게요.. 한편 광기에 삼켜진 빅터가 아닌 어린아이 같은 빅터여서인지 빅터의 인생이 운명론적으로 어쩔 수 없이 비극을 향해 치달았다는 느낌보다는, 더 잘 살았을 수 있었는데.. 더 행복해질 수 있었는데 하는 감상을 느끼게 하는 캐릭터라 여기서 이야기의 비극성이 매우 극대화되었음.

개인적으로 생명창조 노래보다는 나는 왜 노래와 후회 노래가 더 좋은 빅터였음. 광기보다는 오만함이 더 돋보이는 인간적 빅터이고, 앙리를 많이 의지한 게 너무 눈에 보여서 더 안타깝고 쓸쓸한 빅터였다.

 

+규현은 2막에서 쟈크 연기 되게 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잘했음ㅋㅋㅋㅋ 아이돌 짬바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끼 부림 연기.. 쟈크 역할이 정말 오버하기 쉬운 역할인데 딱 선 너무지 않고 적절한 선에서 연기해줘서 너무 좋았음.

 

 

   

이제 카앙 얘기를 해볼까 해.. 사실 카앙 얘기하려면 나 논문 쓸 수도 있는데 앞으로 남은 카이 앙리 표가 많아서ㅎㅎ 여기서는 규현 카이 위주로 얘기하려 함. 아니 근데 카이 진짜 나 몰래 3년 동안 어디서 프랑켄 하다가 온건 아닌지 의심됨. 아니 분명 4연 첫 공이었는데.. 나 첫 공 예매했는데 무슨 어제 막공 한 사람처럼 불렀다.. 누가 첫 공을 이렇게 해요?? 이 사람 너무 한음 한음 성실하고 완벽하게 연습해와서 듣는 사람 미치게 하는 재주가 있다. 어떻게 노래를 그렇게 하세요..

 

그동안 카이의 뮤지컬들을 많이 봐왔지만 이렇게 형아 같은 역할은 또 첨이라.. 이거 귀하네요,, 카앙 완전 형도 아니고 "형아"였음. 규현 빅터가 실제로 (많이) 연하기도 하고 두 배우가 그동안 같은 극 같은 역할 연이어하면서 친분이 쌓여서 그런지 첫 공인 데도 편안함이 느껴지는 페어였다. 민 빅 동빅도 카 앙리보다 연하인데도 프랑켄에서는 정말 친구 같았는데, 규현 빅터는 완전.. 정말.. 남동생 같았음. 규현 카이는 규현 빅터의 어린아이 같음 카이 앙리의 어른스러움이 잘 맞물리는 페어라고 할 수 있겠다. 동생 같은 규현 빅터와 붙어서인지 카이 앙리도 3 연보다 상대적으로 말랑해졌고, 단호하고 딱딱한 면보다는 으른스러운 면이 많이 부각되었다. 프랑켄을 보면서 앙리가 왜 빅터를 따라갔을까? 가 페어별로 재미있는 포인트인데, 카이 앙리가 전쟁이 끝나고도 규현 빅터는 을 따라간 이유는 물론 연구를 완성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규현 빅터 이 걱정되서가 분명함. 규현 빅터는 분명 똑똑하고 유능하지만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서는 너무 서툴러서 카이 앙리가 안쓰러워했을 것 같음. 그리고 이러한 관계성이 너 꿈으로도 너무 잘 이어진다.. 규현 빅터 앞에서 약한 모습 하나도 안 보여주려고 하는 너 꿈이었음. 그리고 카이 앙리는 넘버가 넘버에서 어린 빅터를 대하는 모습이나, 엘렌에게 빅터의 과거를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모습 모두 너무 다정한 어른 남자 그 자체라 좋았다. 카개도 너무 좋았다,, 카개도 쓸 말이 한 무더기 일단 규현 카이 한번 더 보고 쓰려함.

 

페어 얘기하려면 한잔 술 얘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아니 카이 춤 연습 많이 했다는 게 농담만은 아녔는지 내가 지금까지 본 그의 무대 중에 제일 잘 춤. 그래서 카이 앙리만 보고 아니 춤 왜 이렇게 늘으셨어!! 왜 이렇게 잘 추셔!! 이러다가 규현 빅터가 추는 순간,, 음.. 카앙 잘 추는 게 아녔군..<<이렇게 됨ㅋㅋㅋㅋㅋ 아니 규현도 슈주에서 춤 멤은 아니었는데 역시 아이돌은 다르네요. 둘이 분명 같은 동작을 하고 있는데.. 카이는 최선을 다했는데... 

 

 

 

그리고 흑발 안경 카이 앙리로 돌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 안경 다시 안 써주거나 프로필처럼 가발로 올까 봐 약간 걱정했는데 개막 앞두고 흑발로 다시 염색하신 거 보고 좋아서 눈물 흘릴뻔함. 님은 쿨톤이라서 흑발이 진짜 짱 잘 받아요.. 3연 때 밤톨머리도 딱 카이 앙리에 어울리고 좋았는데 반 깐 흑발도 넘우 좋네요.. 뭔 좋다는 얘기밖에 못하는 사람 같지만 여하튼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해나 줄리아(해나 까뜨) 지영 엘렌 희정 슈테판 대종 룽게 다 너무 좋았는데,, 앞으로 남은 표가 많으니 다음 기회에 서서히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