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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리뷰

[에노테카친친] 경복궁 옆 아늑한 서촌 와인바 : 뇨끼 추천

오미크론 돌풍이 이렇게까지 불어오기 전 다녀왔던 아늑한 파스타집이다.

서촌 골목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귀여운 집들이 많은데 원래 너~무 가고 싶어서 달려갔던 곳은 그날 모든 예약과 워크인이 차서 탈락당함 ^^..

그래서 약간 어쩔 수 없이 가게 됐음.

배는 고프고 빨리 먹이를 채우지 않으면 약간 성질이 날 것도 같았기 때문에 첫 번째 레스토랑에서 잘리고 주변을 어슬렁대다 갑자기 여기가 눈에 들어와서 냉큼 들어가 버렸다.

사전조사 같은 것도 안 하고 그냥 문부터 열고 들어갔다. 장담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맛없는 파스타를 팔진 않겠지 싶어서 그냥 들어갔다. 양식은 만만하게 할 법하니까 (??? 전혀 아님) 

손님은 한 테이블이 있었다. 워낙 가게가 아담한 곳이기도 했지만 손님도 별로 없어서 왠지 괜찮겠다- 싶었다.

밥은 먹어야겠는데 너~무 힙스럽고 바글바글 한 곳은 또 꺼려진다니까,,

이렇게 들어간 곳이라 외관 사진은 전혀 찍지 않았음 ㅋㅋ 일단 음식부터 달려보겠음.

토마토 시푸드 파스타

 

약간 흔들렸지만 정겹게 이케아 접시에 담겨 나온 토마토 시푸드 파스타. 해감도 잘 됐고 면의 익힘 정도도 알맞았다. 그리고 난 안 짜서 좋았는데 삼삼해서 싱겁다 느낄 수도 있겠다.

해산물 재료는 평범했지만 나름 캐비어 같은 화룡점정을 조금 얹어 주셔서 귀여웠음 ㅋㅋㅋ

 

 

사장님 한 분이 요리도 하고 손님맞이, 서비스 다 하시는 곳이라 조금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하신다. 그래도 먹는데 전혀 지장 없고 매우 친절하심! 소박하고 심플한 곳이다. 맛도 그렇다.

 

뭔가 찐득하고 입안 가득 퍼지는 걸 먹고 싶다면 뇨끼를 시키시길.

 

세이지 버터 or 고르곤졸라 크림 중에 소스 한 가지를 택할 수 있는데 우린 고르곤졸라 뇨끼로 함

뇨끼가 너무 귀엽지 않음? ㅋㅋ 통통한 꿀벌들 같음. 모양이 저래 생겨서.

 

올리브유를 한 바퀴 둘러서 내주신 게 보임. 그 부분 퍼먹으면 향긋하고 풍부해서 너무 좋음.

견과류랑 뇨끼를 같이 퍼서 소스에 듬뿍 적셔 먹으면 고소하게 견과류가 씹히면서 쫀득한 뇨끼랑 맛있게 잘 어울림. 뇨끼 자체는 삼삼해서 소스랑 같이 입 안에 넣고 씹어 먹어야 간간해짐. 

 

세이지 버터 소스로 시켜도 맛있을 것 같긴 함.

난 원래 크림소스 요리는 한 그릇을 혼자 잘 못 먹음. 쉽게 질림.

사이드로 조그만 샐러드나 피클 같은 것도 안 나와서 잉.. 여긴 그런가 보다.. 하고 먹고 있었는데 나~~~ 중에 들어온 어떤 손님이 요청하니 갖다 주시는 걸 봤음;;; 아.. 난 안 나오는 줄 알고 물어보지도 않았던 것이다......

기본찬이 있으면 당연히 줄 테니 안 준다는 것은 없는 것이겠지,, 하고 생각했단 말이다. 나도 없냐고 물어볼걸 ㅡㅡ

아무튼 나는 스테이크에 딸려 나온 야채구이를 주워 먹었음..

 

팬 시어링 후 오븐에 구운 스테이크: 밑에는 양파 구이와 버섯이 깔려있고 구운 방토가 조금 같이 나옴.

야채가 생각보다 적어서 조금 아쉽고 아스파라거스 같은 게 있을 것이라 기대했었음.

발사믹 소스랑 소금&후추 + 트러플 오일이 나오는데 고기 자체에는 소금 간을 안 하고 구우신 것 같음. 매우 밍밍하고 후추로만 간을 해서 담백한 고기에 후추향 톡톡 올라오는 맛임. 딥에 알아서 찍어먹으면 됨!

저 트러플 오일에 뇨끼를 살짝 찍어먹으면 개 찰떡임ㅋㅋ 그게 진짜 묘미였다. 잘 어울리고 맛있음! 뇨끼 톡톡.

비주얼은 완조니 갠차늠

 

첨엔 생각보다 디쉬가 작아서 약간 좀 실망해야 하는 부분인가 아닌가 고민할 뻔했음. ㅋㅋ 그렇지만 소고기 스테이크이고 고기 양 자체는 충분해 보여서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근데 스테이크는 고기를 매우 먹고 싶은 게 아니라면 굳이 추천하지 않겠음.

결과적으로 우린 다 먹긴 했는데 이게 어떤 부위인지 메뉴판에도 적혀있지 않았고 두툼하게 썰어 주신 게 매력포인트이지만 입으로 잘라먹기엔 중간중간 질긴 힘줄 같은 부분이 계속 나왔음. 고기 맛을 굉장히 방해함.

안심이나 등심은 전혀 아닌 것 같고 뭔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미국산이란 것만 알 수 있었다. 

스테이크용으로 인기 많은 부위는 다 이유가 있는 것임. 입에서 살살 녹기 때문이지. 이건 그런 고기는 아니었음.

이게 3.6만 원인데 다시 갈 일이 있다면 이건 안 시킬 듯!

 

 

하지만 미디엄 레어로 잘 구워주셨고 속까지 따뜻했음. 미디엄 레어로 구우면 고기 속은 차갑게 나오는 경우도 더러 있기 때문에 약간 이런 부분이 중요함.

좋은 기분으로 외식을 나갔던 것이기 때문에 너무 가격에 연연하지 않고 최대한 좋게 받아들이고 잘 먹고 나왔는데 전반적으로 이 집을 매우 강추하긴 어렵고 메뉴마다 평이 다를 것 같다.

친절하시고 음식 나오는 속도도 적당하고 뇨끼는 추천함.

토마토 시푸드 파스타 2.1 + 고르곤졸라 뇨끼 2.0 + 팬스테이크 3.6 = 7.7만 원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진 않음. 음식을 먹어보고 판단하는 거니까 처음부터 악 비싸! 안 먹어! 이런 건 아니지만 먹고 나니 전반적으로 비싼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표 메뉴인 버섯 크림 또르텔리니 아니면 감바스를 먹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저녁에 가서 와인에 먹기 좋은 프로슈토 멜론이나 치즈 플래터 같은 안주도 있음. 그래서 와인 마실 사람에게는 괜찮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