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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돌이라이프

추워지기 전에 막차 탄 글램핑 후기

나는 캠핑을 가봤는데 글램핑은 안 가봤다.

어릴 적부터 텐트 치고 고기 잡고 그런 걸 종종 하곤 했는데, 친구들은 안 해봤다고 해서 충격이었던 기억...

요새 하도 글램핑장이 잘되어 있다고 해서 한 번 가보기로 했다.

날씨는 춥다가 갑자기 따뜻해지고 미세먼지가 가득 낀 그런 날이었다... ^-^

 

아참 글램핑장을 예약하기 전에 일행들이 다 들어갈 수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

어느 곳은 가족만 머무를 수 있거나 동성끼리만 머무를 수 있거나 뭐 그런 조항들이 있었음

(그래서 예약했다가 한 번 취소하고 다시 예약함, 코로나 때문인 듯?)

 

날씨가 아주 미세먼지가 많았지만 갑자기 따뜻해져서 캠핑하기는 참 좋은 날씨

앞에 마당처럼 저렇게 있는데 단풍이 정말 예쁘게 물들어서 글램핑 오는 맛이 났음

 

앞에 방방이 있는데 저거 애들밖에 못 탄다... 내 친구들 타러 갔다가 내려오라고 해서 타다가 나옴ㅋㅋㅋ

 

 

그런데 글램핑장의 상태가...?ㅋㅋㅋㅋㅋㅋㅋㅋ 굉장한 근교인 만큼 아파트가 바로 앞에 있더라

정말 분위기만 낼 수 있는 곳.. 아파트야 안 쳐다보면 그만이고

보니까 박으로 안 하고 그냥 잠깐 와서 분위기만 내고 가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더라. 저 앞 아파트 사는 사람들은 잠깐 와서 고기 구워 먹고 불멍 하다가 집 가서 자면 개꿀일 듯...

 

 

짐 풀자마자 바로 감바스부터 조지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친구가 천재였던 게, 나는 알리오 올리오, 페퍼론치노 이렇게 사려고 하는데 갑자기

그냥 오일 파스타 소스를 사면 되는 거 아니야? 하는데 정말 천재인 줄 알았음

 

시중 오일 파스타 소스(심지어 파스타 포함)를 최대한 국물만 넣고 마늘을 익히다가 새우를 익히고

토마토와 블랙 올리브를 썰어 넣으면 기가 막힌 비주얼 탄생!

 

 

블랙 올리브 통째로 사본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다. 안주로 좋음..

아무튼 감바스와 올리브와 스파클링 와인을 조져버렸다.

 

 

귀여운 종이컵으로 스파클링 와인 조지기~~~

다른 친구는 인스타로 부메랑 찍던데 난 그거 할 줄 모름 어쨌든 짠~~~~~~~~~~

 

 

갑자기 해가지고....ㅋㅋㅋㅋㅋㅋㅋ

고기를 굽기 위한 숯 등장이오. 캠핑장 주인장님께서 알아서 피워주신다(그런데 개 대충 피워줬음;;)

 

 

불 붙여주면서 어쩌고 저쩌고 타오르면 조금 기다렸다가 구우세요 하는데 그게 언젠데요????^^?

아무튼 밑에 번개탄을 두고 토치로 개 조지면 숯에 일부 불이 탄다. 그리고 기다리면 이제 숯이 빨갛고 하얗게 변함

 

 

이렇게 불이 활활 타는데 유튜브에서 보기를 숯이 하얗게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고기를 구워야 파이아가 안 난대서

겁나게 기다렸다... 하지만 고깃기름이 떨어지는 순간 불 개 많이 났다 ^^...

 

 

숯이 하얗게 변할 동안 어묵을 꼬지에 꽂아 어묵탕도 끓여주고요...

 

 

마트에서 얼큰한 라면 끓이기용 야채 키트가 있었는데 그중에 일부 야채를 넣어 보았다.

아주 비주얼이 괜찮았고, 고추가 겁나 매워서 매콤 했다. 다시마를 안 넣었는데도 국물이 깊어서 놀랐던 기억

(한식 자격증 있는 애가 뚝딱뚝딱했는데 의외로 맛있어서 놀람, 자격증 딴 거 거짓말인 줄)

 

 

우리는 고기는 마트에서 샀고, 조개는 인터넷으로 배송시켰다.

문제는.. 해감할 소금이... 허브솔트뿐이었다는 것.... 어차피 구울 거니까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씻지도 않고 그냥 구웠음

 

 

근데 이제 문제가 뭐냐면요... 조개에서 나온 국물들이... 해감하던 소금물들이 숯을 다 꺼뜨려요...

그리고 처음에 너무 대충 불 피워준 것도 없지 않아 있어서 제대로 못 태운 듯??

 

 

그래서 억울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숯을 추가 주문했고 그때는 다른 사장님이 오셔서 오랫동안 꼼꼼하게 불 피워 주심

그러면서 맛보는 토끼 소주. 이게 우리나라 전통 소주인데 맛이 일반 소주와는 매우 다르다.

 

이건 그냥 보드카 같음... 도수도 23도나 되고.. 이건 그나마 화이트라 낮은 거고 블랙은 더 높았던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일반 소주보다 이게 훨씬 나았는데(도수가 세긴 했지만)

애들은 그냥 너무 세서 못 먹겠다며 안 먹었다... 흑흑...

 

 

신나게 고기 굽고 조개 까먹고 치즈 구워 먹고 하다가 보니 10시가 다되어가서 불멍 타임이 시작됐다.

요즘 캠핑장에선 불멍도 돈 주고 하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에 불멍을 돈 주고 한다고?라는 생각을 했지만

막상 해보니까 굉장히 값어치 있는 시간이었음. 다음에 간다면 불멍 또 할 거임.

 

그리고 불멍 하면서 먹으려고 쿠킹포일에 고구마 밤 이런 거 구웠는데

하도 불살라가지고 꺼내보니까 고구마랑 밤이 그냥 흔적도 없이 사라졌더라...

꺼내는데 너무 가볍고.. 까 보니 그냥 검댕이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마시멜로우도 구워 먹었는데 통통해지면서 겉은 바삭 안은 녹진하니 아주 달고 살찌는 맛이었음

 

 

그리고 요즘 세상은 발전하다 못해 이런 오로라 불멍까지 만들어내는 경지에 이르렀나 보다.

나는 인스타 갬 성충이 아니라서 몰랐는데 캠핑족들이 어딜 가든 다 오로라 불멍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그냥 저 채로 넣으면 된다고 해서 넣어봤다.

 

 

그럼 이런 도깨비불이 갑자기 등장한다ㅋㅋㅋㅋㅋ 퍼렇게 보라색의... 그런 것들

이걸 보며.. 중학교 때 배운 불꽃색이 분명하다며 초록색이 바륨이냐? 하고 있었음...

 

 

신기한 건 여러 장. 아무튼 불멍도 좋았고 오로라 불멍도 돈 추가해야 하긴 하는데 굉장히 좋았음. 투자가치 충분

 

10시부터는 매너 타임이라는데 사람들 취하니까 더 시끄럽더라 ^-^...

 

글램핑장 내부는 히터가 겁나 빵빵해서 별로 안 춥게 잘 잘 수 있었음(찐 잠옷 입고 잠)

애들 말로는 중간에 차 소리가 너무 커서 잘 수가 없었다는데 난 잘 잤다.

다른 친구도 여기 캠핑장 가봤다는데 거기 고속도로가 있어서 스포츠카들이 새벽에 달려댄다나 봄 아마 그 엔진 소리일 거라고 했다.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항정살을 굽고 어제 남은 야채와 김치와 소시지와 밥을 때려놓고 볶음밥을 먹음

나는 아침을 먹는 사람이라 항정상 개꿀맛으로 잘 먹었는데, 애들이 밥 안 먹는대서 내가 다 먹음 ㅎㅎ

만들어준 친구가 매우 뿌듯해했음 ^-^

 

 

사실 어떻게 보면 짬 처리 한 재료 넣은 꿀꿀이 볶음밥이다 ^-^

 

 

하지만 치즈를 졸라니 넣어서 이렇게 늘어나는 걸요~?

 

 

그리고 드립 커피를 사랑하는 친구가 있어 이렇게 손수 드립 커피 도구들을 가져와서 커피를 내려줬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세수도 못하고 커피콩 가는 갬성... 이게 바로 캠핑 감성이 아니겠나?

 

내가 내린 커피. 사실 뭐 어떻게 하라는 지는 모르겠고 친구가 하라는 대로 했음

예전에 할리스커피 페스티벌 때 내리는 법 배웠는데 기억이 안 나네...

 

나중에 장비가 갖춰지면 제대로 공부해보도록 하겠다.

 

아무튼 처음 가본 글램핑이었는데 생각보다 따뜻하고 아늑했고

역시 고기는 밖에서 먹어야 맛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그런데 조개는 집에서 먹는 게 편한 듯?

 

지금은 다시 추워졌는데 나중에 날 풀리면 또 글램핑이든 캠핑이든 차박이든 떠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