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추위를 많이 타는 것과는 별개로 여름엔 한없이 맨발충이라 9월까지는 대강 슬리퍼와 샌들로 돌려 막는다.
그리고 10월 즈음부터 제대로 양말을 갖춰 신기 시작하는데...
올해 가을이 되니 생각보다 회사에 신고 다닐 신발 선택지가 적었음.
구두-> 회사에 신고 가기엔 먼가 넘 멋 부린 느낌이고 발 아픔.
하이탑 운동화-> 아침에 회사 셔틀 타는 시간이 맨날 아슬아슬해서 한가롭게 하이탑 주워 신을 시간 없음.
요란한 색깔의 운동화-> 옷 맞춰 입기 쉽지 않음.
이렇게 신발장 속 신발들이 하나씩 소거법으로 제거되고 나니, 막상 회사에 편하고 깔끔하게 신고 다닐 운동화가 몇 개 없었다. 갖고 있는 무난한 색깔의 로우탑 운동화들은 다 좀 청키 한 어글리 슈즈 st이라 좀 날렵한 운동화를 사고 싶기도 해서,, 이번엔 깰 뜸하고 무난하게 똑 딱 떨어지는 스니커즈를 찾아 내 사랑 Farfetch를 탐방해보았다.
1. 알렉산더 맥퀸의 데크 레이스업 스니커즈
생각보다 알렉산더 맥퀸에 깔끔 이쁜 스니커즈들이 많았다. 얌전한 듯해 보이지만 뒤축과 밑창 옆구리에 브랜드 로고를 은은하게 여기저기 다 뿌려놔서 한 65만 원 정도의 존재감은 뿜고 있는 중. 마 그래도 신발 한 켤레에 50만 원 넘게 주는데 티는 좀 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비슷한 모양의 저 뒤축 색깔만 다른 스니커즈들도 많았는데 저 회색도 아니고 흰색도 아닌 미묘한 아이보리색의 뒤축이 맘에 들어 얘를 픽했다.
예쁨 점수:★★★
무난 점수:★★★★
2. 끌로에의 프랭키 로우탑 스니커즈
두 번째는 끌로에의 왠지 가을 감성이 돋보이는 따듯한 색감의 스니커즈. 파페치가 왜 이 신발을 저렇게 징그러운 밑창이 돋보이도록 이상한 사진을 찍어준 건지 잘 모르겠지만(밑창에도 끌로에가 쓰여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그래도 착샷을 보면 너무나 깔끔하고도 무난하고도 이쁘다. 신발을 잘 뜯어보면 섬세한 디테일도 많이 들어가 있음.
어째 착샷은 발이 좀 길어 보이는 것 같지만, 그건 모델이 매우 키가 커서 큰 신발을 신었기 때문일 것임. 여하튼 신발만 봐도 약간 나 끌로에~~스러운 분위기가 쪼끔 묻어 나오는 것 같아 갠 적으론 매우 마음에 든다.
예쁨 점수:★★★★
무난 점수:★★★★
3.
버버리의 살짝만 티 낸 깔끔 스니커즈. 이게 살짝만 티 낸 거라고요? 이 정도면 그래도 완전 티 낸 거 아니에요?라고 묻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밑에 나올 화려 아이템 1을 보고 와주면 좋겠다. 그거 보면 이 스니커즈는 버버리가 엄청 자제했단 걸 알 수 있음. 여하튼 너무 심하게 브랜드를 어필하지도 않으면서 적당히 예쁘고 적당히 깔끔한 센스 있는 신발이라고 생각함. 재질도 겉감&안감 모두 가죽이라 실제로 보면 좀 더 고급스럽지 않을까 생각됨. 그러나 밑창 떼고 보면 너무 무난한 디자인이 간 하다.
예쁨 점수:★★★
무난 점수:★★★★★
4. 이자벨 마랑의 베스 터치 스트랩 스니커즈
네 번째 스니커즈는 이자벨 마랑의 얇은 밑창이 매력적인 베스 터치 스트랩 스니커즈이다. 스트랩이 아니고 찍찍이라서 한 층 더 실용적이기도, 깜찍하기도 함. 잘 생각해보니까 아까 끌로에 스니커즈도 그랬는데.. 내가 저 핑킹가위로 자른 듯한 마감 디테일을 좋아하는 듯싶다. 근데 아마 저 부분이 호불호가 갈려 무난함은 약간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저런 디테일이 이런 디자이너 브랜드의 제품이 줄 수 있는 하나의 장점 아닐까요?! 위에 친구들에 비하면 가격도 나름 합리적이고 좋다.
예쁨 점수:★★★★
무난 점수:★★
5. 생 로랑의 디스트레스드 이펙트 레이스 업 스니커즈
마지막을 생 로랑의 무난한 듯 사실 안 무난한 스니커즈로 마무리하겠음. 개인적으로 저렇게 사용감 있는 느낌을 연출한 스니커즈들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얘는 적당히 무난하고 예뻐서 골라봤다.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쿨하게 밑창 옆구리에 생 로랑 써놓은 모양새가 왠지 딱 시크한 생 로랑 무드 같기도 하고 약간 킹 받는 거 같기도 하고 좀 헷갈림. 솔직히 케즈 사다가 내가 밑창 옆에 적당히 생 로랑 적어놔도 큰 차이 없을 것 같기도 함. 그러나 스니커즈 자체로 보면 좀 재치도 있고 예쁘기도 한 신발이라고 생각함.
예쁨 점수:★★★★
무난 점수:★★
+오늘의 화려 아이템 1) 나 버버리에 오 스니커즈
백 미터 밖의 사람에게도 내가 버버리 스니커즈를 신고 있다는 걸 알릴 수 있는 신발이다. 한껏 버버리 체크를 두른 것에 모자라 혹시라도 못 알아볼까 봐 바깥쪽 옆구리에 손수 BURBERRY를 새겨 놓았다. 신으면 어쩐지 인간 버버리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신발임. 버버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드린다.
오늘의 화려 아이템 2) 보테가 베네타는 얘도 스니커즈로 칩니다.
아니 스니커즈 보려고 보테가 베네타의 스니커즈 섹션에 들어갔는데 얘가 첫 페이지에 나와서 당황스러웠음. 왜 얘를 스니커즈 섹션에 넣었을까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바퀴만 떼면 일단 스니커즈 기는 해서 그런 듯 함. 얘 신고 회사 가면 전사에 나의 존재를 알릴 수 있을 듯하다. 위에 스니커즈는 멀쩡해서 자꾸 이뻐 보이는데 가격 보면 좀 정신 차려짐.
추린 것은 위의 몇 개 아이템이지만, 파페치에는 정말 많은 브랜드와 많은 스니커즈가 있었고... 수백 개의 스니커즈를 둘러보다 지친 나는 그냥 W 콘셉트에 들어가서 무난 갑 컨버스를 샀다고 한다. (아니 생각보다 기대했던 브랜드들-질샌더 같이 무난&심플이 매력인 브랜드들-에서 뙇 맘에 드는 신발이 파페치에 없더라고..) 어찌 됐든 그러고 나니 10만 원짜리 신발을 샀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nn만원을 아낀 마음이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괜히 다시 가방 카테고리를 얼쩡거리고 있다.
다음번에는 약속의 달 12월, 약속의 연말 성과급을 맞아 가방 찾기 포스팅을 해보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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