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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숑뷰티

가을에는 머플러를 매겠어요

나 같은 여름 좋아 겨울 싫어 형 인간들은 본격적으로 추워지기 전 미리 월동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어째 나이가 들수록 추위에 견디는 능력 또한 늙어가는 신체화 동기화되어 뚝뚝 떨어지고 있는데,,,

올해에는 목덜미를 따뜻하게 하고 다닐 요량으로 파페치에 들어가서 스카프를 잔뜩 구경해 보았다.

 

왜 많고 많은 사이트 중 파페치냐고? 그냥 제 최향 인디요...

사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나는 게으름이 패시브 스킬로 장착된 인간이라서 그냥 사이트 하나에 꽂히면 다른 사이트를 알아볼 생각 없이 지난 몇 년 동안은 주야장천 한 곳만 조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직구를 파페치로만 해봤다. 다른 곳은 몰라..

 

파페치는 아래의 여러 가지 이유로 꽤 훌륭한 사이트(이자 어플)인데,

1. 대 메이저 사이트라 가품 걱정할 필요가 없음

2. 인터페이스가 깔끔하고 한글화가 조잡하지 않게 잘되어있음

3. 지역을 한국으로 설정하면 그냥 원화로 알아서 계산해줌

4. 유럽에서 오는데 배송 핵 빠름

처음 직구해보시는 분이라면 파페치 완전 추천 추천함. 갠 적으로 비슷한 애들인 Matches Fashion이나 육스 기타 등등 보다도 좋아함. 이유는 없음.. 파페치에서 돈 받고 쓰는 거 아니냐고요? 제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사실은 가을용 실크 스카프 사고 싶어서 액세서리-스카프 카테고리로 들어갔는데, 얘네는 이렇게 머플러와 스카프를 그냥 퉁쳐서 같은 카테고리에 넣어놓음. 그래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머플러를 신나게 구경하였고.. 내 취향에 맞는 머플러 5개 정도를 추려내 보았다.

 

1. 아크네 스튜디오

다년 동안 슬금슬금 주변을 잠식해오더니, 어느새 나 빼고 전 국민이 가지고 있는 것만 같은 그 브랜드의 그 머플러..

준비되지 않은 나에게 성큼 다가온 아크네 스튜디오..

유행템이나 흔한 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워낙 색상&무늬가 다양하고 디자인이 예뻐서 지금 장만해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너무 튀는 디자인만 아니면 그래도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잘 맬 수 있지 않을까 싶음.

파페치는 나에게 수십 개의 아크네 머플러를 보여주었지만 제 선택은 이 녀석입니다.

개취로 아크네 머플러는 체크 패턴이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더 돋보이고 예쁘다고 생각한다. 

소재는 알파카 33%, 울 25%, 나일론 22%, 모헤어 20%. 모델이 매기에도 너무 커 보이지만 뭐.. 아크네 머플러는 원래 목도리에 파묻히는 그 갬성으로 매는 것 아이겠습니까.

예쁨 점수★★★★

희소성 점수★

 

2. 토템

나의 두 번째 선택은 토템의 실크 스카프.

토템 특유의 스트라이프가 있어서 물구나무서서 봐도 토템 제품이지만 구찌나 펜디의 무늬처럼 나!!!!!!!!! 구!!! 찌!!!(or 펜!!! 디!!!!) 에요!!!!!! 이런 느낌 없어서 좀 덜 쑥스럽게 맬 수 있다. 뭐 특별한 제품은 아닌데 실크 100% 스카프를 저렇게 머플러처럼 매어놓은 착샷이 맘에 들어서 골랐다. 색깔도 무늬도 만만해서 어디나 편하게 맬 수 있어 좋을 듯함.

예쁨 점수★★★

착샷 점수★★★★★

 

3. 버버리

세 번째는 머플러 전통 강호 브랜드(내 생각 임) 버버리의 머플러다. 위에 토템 제품과 마찬가지로 누가 봐도 버버리이긴 한데,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선이라서 딱 좋음. 특히 색깔이 무난하면서도 넘 존예라서 웜톤녀의 심장을 뛰게 한다.

단점은 가격임. 캐시미어 100%이긴 하지만 70만 원 머플러... 쉽지 않다.. 

뭐라도 묻으면 드라이클리닝 해야 될 텐데 이거 입고 나가는 날은 짬뽕, 떡볶이, 감자탕 이런 거 절대 못 먹는 거임.

예쁨 점수★★★★★

텅 장 점수★★★★★

 

4. 질샌더

네 번째는 질샌더의 귀엽고 보들보들 부들부들해 보이는 모헤어 머플러이다.

사실 이런 색깔은 내 취향 아니긴 한데 착샷처럼 하얀 코트랑 입으면 핵 찰떡일 것 같음. 특히 저 굵은 꼬다리(?) 부분이 대박 귀여움 포인트다.

 

다만 모헤어 73%, 울 24%, 폴리아미드 3%라서 저렇게 보드라워 보이는 건진 잘 모르겠는데, 모헤어 함량이 높은 걸로 봐서 아마 매고 다니면 웰시코기처럼 털을 뿜고 다닐 듯하다. 사실 모델이 하얀색 코트를 입고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임. 왕 귀엽지만 빠지는 털 때문에 검은색, 네이비색 코트는 못 입을 각.. 

예쁨 점수★★★★

(예상) 털 빠짐 점수★★★★★

 

5. 멀버리

마지막은 무난한 녀석으로 마무리한다.

파페치에 있는 멀버리 머플러들이 그런 것들만 남아있는 건지, 멀버리가 원래 색을 이렇게 뽑는 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파페치에는 좀 색깔 미묘한 애들만 남아있더라고.. 그래도 얘는 나름 무난하고 매치가 어렵지 않을 듯한 색이라 뽑아봤다.

디자인도 색깔도 튀지 않고 괜찮고, 가격도 위의 애들보다 보니까 너무 선녀라서 뽑지 않을 수 없었다.

예쁨 점수★★★

무난 점수★★★★★

 

보너스)

오늘의 황당 제품 1

이 프라다는 머플러를 사면 주머니도 공짜로 매달아 줍니다.

180만 원이나 해서 그런지 머플러에 주머니도 달려있다. 범인이 하고 다니기엔 심상치 않은 패턴과 주머니..

저 주머니엔 뭘 넣고 다니면 되죠? 차키??

 

오늘의 황당 제품 2

심지어 색깔 3개 있어서 개킹받음

 터틀넥 윗부분을 울 스카프라고 파는 메종 마르지엘라의 창의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래서 저는 저 중에 몰 샀냐고요?

사실 저는,, 어디서는 트윌리 어디서는 방도 어디서는 미챠라고 부르는, 자그마한 실크 스카프를 사는 게 목적이라 저는 위에 있는 애들을 사지 않았습니다ㅎㅎㅎ

 

배송은 이미 받았고 아직 귀찮아서 언박싱도 안 한 상태임.

다음 주에는 포장을 풀어서 리얼 리뷰를 쓸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