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금요일은 프랑켄~~!!
날 괴롭히는 월화수목금 현생을 버티게 하는 프랑켄,, 이번 주 금요일에도 잘 힐링(?)하고 옴.
사람 목 자르는 뮤지컬인데 이렇게 볼 때마다 행복해지는 걸 왜일까요?
1126 규현 카이, 1203 동 카에 이어 1210 민카도 제가 보고 왔습니다. 이로써 본의 아니게 사연 카이의 쓰리 빅터와의 페어 첫 공을 모두 챙기게 되었음.
규 카와 동카 모두 이로 말할 수 없이 좋았는데.. 민카는 또또 다른 사람 미쳐버리게 하는 맛이 있음. 사실 난 프랑켄 첫 관극(재연 때였음)은 극명하게 불호였을 정도로 프랑켄은 내 맛이 아니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니 내가 진짜 프랑켄 사연을 이렇게까지 재밌게 볼 줄이야.. 아직도 믿기지 않음.
민-카 조합 정말 기대했는데, 기대치의 한 5000배를 보여줘서 진짜 너무 좋았음. 진짜 너무 좋아서 내 뇌에 이렇게 큰 자극이 가도 되는 걸까? 이런 생각함. 이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프랑켄 본 건 또 처음인 듯. 체감시간 1막 10분 2막 15분 이랬다. 민카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번 시즌에서 카이 앙리와 가장 찐 친구 같은 빅터-앙리 페어라고 생각함.
민우혁을 무대에서 아주 많이 본편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정말 민우혁의 인생캐가 아닐까 싶음. 그 정도로 민 빅이 매우 좋았다는 뜻임. 민우혁이라는 배우가 가진 많은 장점과 매력들이 이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할에서 잘 빛나는 듯함. 이번 시즌의 세 빅터가 다 노선이 달라 정말 한 명 한 명 모두 재미있다.
맨날 빅터-앙리 얘기만 하다 보니 다른 캐릭터 얘기는 자꾸 미뤄지는 듯해서 오늘은 지우 엘렌/에바 이야기부터 해보려 함. 왜냐면 쥬 엘렌이 정말 충격적으로 좋았기 때문에... 근데 이게 민 빅-쥬 엘렌 페어라 더더 좋았던 점이기도 해서 민 빅 얘기도 섞어서 하게 될 것 같음.
김지우 배우는 지난 시즌 벤허에서 에스더로도 정말 잘 봤던 배우인데 프랑켄에서도 정말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음. 이 배우가 캐릭터를 표현해낼 때 나오는 이 배우만의 어떤 스타일, 어떤 결이 있는데 그걸 내가 좋아하는 것 같음. 벤허에서 지우 에스더도 그랬고 이번에 지우 엘렌도 그러한데 김지우 배우는 매우 "인간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극의 분위기가 과장되어있는 공연일수록(ex. 프랑켄) 캐릭터들이 살아있는 인물이라기보다는 납작한 관념적인 존재로 비추어지기가 쉬운데, 이 배우는 그걸 생생하게 살아있는 한 인물로 구축해내는 능력이 있다.
쥬 엘렌은 솔직하게 분노하고,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너무나 인간적인 엘렌이었음. 그리고 확실히 나이가 어린, 빅터와 크게 나이 차이가 나지도 않을 것 같은 엘렌이라서 더 슬펐다.. 빅터가 손찌검당할 때 정말 화들짝 놀라고, 빅터를 유학 보낼 때는 진심으로 슬퍼하며, 빅터가 잘못하는 것 같을 땐 정말 올곧게 화를 냄. 하지만 그녀가 느끼는 모든 감정들의 밑바닥에는 결국 빅터에 대한 사랑에 깔려 있다는 점이 배우의 연기 속에서 절절하게 표현되어 보는 나는 너무 가슴이 미어졌다고 합니다.. 정말 이토록 솔직하고 이토록 인간적인 엘렌이라니 너무 충격받았고 너무 좋았다.
1막에서 쥬 엘렌이 엘렌 시점으로 어린 빅터를 보내는 모습과, 2막에서 민 빅이 빅터 시점으로 자기를 보내는 엘렌을 기억하는 모습이 약간 차이가 있는데, 쥬 엘렌의 기억 속에서는 엘렌이 다소 단호한 태도로 빅터를 보낸단 말임. 이제부터 너는 혼자가 될 것이고 혼자서라도 잘 해내야 한다 이렇게 애를 타일러서 보내는데, 오히려 2막 그날에 내가 에서 민 빅시점으로 볼 땐 쥬 엘렌이 너무.. 다정함.. 막 빅터 유학 가서 추울까 봐 겨울옷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자기도 너무 슬픈데 꾹 참고 애를 다정하게 안아주고 타일러서 겨우겨우 보내는 것임.. 그래서 쥬 엘렌이 자기 딴에는 단호하게 한다고 했는데 엘렌이 아무리 단단하고 굳센 누나가 되려고 했어도 결국은 빅터에게 다정하고 약한 어린 누나였을 것 같아서 그 점이 너무 쥬 엘렌-민 빅터 관계에 과몰입하게 함. 이 남매 그림체도 비슷해서 진짜 남매 같고 너무 슬프다고요 ༼;´༎ຶ ༎ຶ`༽
그리고 그날에 내기에서 빅터 보내고 저렇게 아이처럼 엉엉 우는 엘렌은 처음 봐서 충격적이었음. 근데 그게 민 빅 우는 모습이랑도 너무 똑같아서 한 100배 더 슬퍼짐..
반면 지우에 ㅣ바는 무섭기보다는 귀엽고 깜찍했다. 오히려 민 쟈크가 많이 무서웠음.. 보통 다른 페어는 쟈크가 에바의 키링남 느낌이 강한데 지우 에바-민 쟈크는 키링 느낌이 확실히 덜하고(애초에 키링 되기에는 민 쟈크가 좀 많이 크심,,) 둘이 좀 염병 첨병 부부 같은 느낌 들어서 신선했음. 여기는 에바가 아니라 쟈크가 에바를 귀여워하고 약간 봐주는 느낌이 오히려 들었음.
민우혁을 무대에서 볼 때마다 한 번도 안 빼놓고 맨날 하는 생각인데.. 이 사람 정말.. 크다..!!ㅋㅋㅋㅋ 안 본 사람은 뭐 그냥 키가 크신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한 번 가서 보면 무슨 말인 줄 알 거임. 사람이 키가 크면 그냥 위아 레고 길 단말 임. 근데 민 빅은 아래위로만 큰 게 아니라 사람을 대각선으로 늘려 놓은 것 같음. 혼자만 확대해놓은 것 같단 말이에요! 그리고 본체가 카메라 빨 사진빨 잘 안 받아서 사진과 실물 차이가 제일 큰 뮤배 아닐까 싶기도 함. 본체 얼굴도 엄청 하얗고 존잘인데 크기까지 해서 되게 비주얼적으로 빅터에 되게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하튼 왕 크니까 왕 잘생겨서 왕 좋다 이 말임.
위에서도 말했듯 세빅터가 정말 모두 노선이 달라 재미있는데, 민 빅은 세 빅터 중 가장 지능이 높을 것만 같은 빅터임. 이 사람은 단순히 공부만 잘하는 게 아니라 모든 면이 우월해 보인다. 규현 빅터나 동빅은 사회성이 많이 부족해 보이는데 민 빅은 딱히 그런 면이 두드러지지도 않음. 워털루에서 웰링턴 장군 대하는 것만 봐도 견적이 나오는데, 이 사람 진심은 아니어도 적당히 꾸며내서 사회생활이던 정치적인 공작이던 잘 해냈을 것 같음. 다만 어린 시절의 불행으로 인해 마음은 상당히 비뚤어지고 예민한 상태인데 이게 자기가 잘 보일 필요가 없는 사람들(제네바 사람들, 스테판)이나 반대로 자기가 마음을 정말 내준 사람들(룽게, 앙리)에게는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함.
민 빅은 우월하지만 오만해서 좀 재수 없기도 하나, 유약한 면모도 분명히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존재라 되게 마음 아픈 빅터이기도 함. 규현 빅터나 동빅에 비해 민 빅은 사회적인 지능도 높고 우월함이 강해서인지 결말로 가며 망가져갈 때의 낙차가 굉장히 크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 빅터 너무나도 외강내유라서 한 번 무너지고 나니까 진짜 무슨 부실 공사한 건물처럼 사람이 와르르르 무너짐. 2막 북극 씬에서도 사람이 망가져도 너무 망가져서 진짜 착잡했다..
규현 카이 페어가 형아와 동생 조합, 동카가 친구이긴 하지만 아싸 연구자 조합의 성격이 강했다면, 민카는 진짜 서로 너무 사랑(?)하는 찐 친이였다.. 아니 근데 관계성과는 별개로 민 빅 진짜 퍼스널 스페이스 없긴 하더라ㅋㅋㅋ 저 시어터 플러스에서 풀어준 연습 사진 보고 아니 얼굴 되게 가까우시네요.. 생각했는데 실제 공연에서 저것보다 훨씬 더 가까워서 나 너무 놀램.. 진짜 나 둘이 키스하는 줄 암(전혀 아님). 여하튼 민 빅터 -카 앙리의 관계는 둘이 정말 대등한, 어느 쪽으로도 관계의 우위가 쏠리지 않은 친구 조합이란 게 정말 재밌다. 그래서 이 둘의 한잔 술이 너무 재밌고 행복함.. 카앙 저렇게 그 어떤 걱정도 없이 1000%로 즐기는 한잔 술 처음 본 것 같음. 취해볼까~! 나~~ 의 까 부분에서 막 카이 앙리가 눈까지 다 접어가며 ><이렇게 너무 행복하게 웃는데, 난 얘네가 몇 분 후에 어떻게 될지 아니까 마냥 같이 행복하지도 못하고 역으로 슬퍼졌음.. 한잔 술이 행복했던 만큼 그 이후의 추락이 더 크게 느껴지는 페어였다.
카이 앙리의 너 꿈은 늘 좋지만 이번 민카 너 꿈은 진짜 카이 앙리만 행복하고 민 빅 하고 나는 미쳐가는 너 꿈이었음. 민카의 카이 앙리는 정말 "꿈"이라는 키워드가 확실한 앙리였다. 이 사람 진짜 꿈을 얘기할 때 너무 반짝반짝 빛남. 그래서인지 카이 앙리는 민 빅과 함께 꿨던 그 꿈을 위해, 민 빅을 아꼈던 만큼 희생하는 데 있어서 가장 망설임 없어 보이기도 했음. 카앙 자체가 선천적으로도 후천적으로도 이타적인 사람이긴 하지만, 그도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오는 두려움과 망설임이 있는데, 너 꿈 노래가 진행되며 이런 두려움이 카앙 안에서 다 갈무리가 되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카이 앙리가 너무나 강한 확신과 신념을 가지고 너 꿈을 불러서 보는 사람은 되려 너무 슬프게 됨. 죽기 바로 직전에 부르는 노래에서 꿈과 삶에 대한 의지로 활활 타오르는 카앙.. 그리고 그걸 지켜보며 엉엉 우는 민 빅.. 민 빅이 그냥 오열만 하는 게 아니라 얼굴에 이게 아닌데..! 이건 정말 아닌데..!! 하는 섬세한 감정 표현이 잘 드러나서 좋았다. 규현 빅터나 동빅은 앙리의 의지를 이어 연구를 이어 완성시키자고 한 마음이 분명히 있었는데 반해, 민 빅은 연구고 뭐고 생명창 조고 뭐고 앙리를 그대로 살려낼 마음이 더 커 보였음. 이 빅터는 앙리의 머리뿐만 아니라 몸도 가져올 수 있었다면 분명 가져왔을 것임.
1203 동카에 비해 카개의 난 괴물은 다시 너무 슬픈 ver으로 돌아왔음. 퍽퍽 소리가 날 정도로 가슴을 세게 치며 내게도 심장이 뛰는데! 부르는 카개..(˚ ˃̣̣̥᷄ω˂̣̣̥᷅ ) 카개는 정말 보면 볼수록 너무 슬픈 괴물이다. 그리고 프랑켄의 주제를 관통하는 대사라고 생각하는 "나는 불행하기에 악하다. 그리고 악하기에 복수를 원하지."에 너무나 걸맞은 괴물이기도 함. 카개의 베이스, 카개의 뿌리는 분명 카이 앙리와 동일한 곳에 내리고 있을 텐데 너무나 다른 열매를 맺었다는 것이 카개를 생각할 때마다 나를 너무 슬프게 한다. 이 잘못 만들어진 생명체가 버텨낼 수 없었던 괴로움과 외로움 그리고 이런 그의 마음이 결말로 이어지는 경로를 생각해봤을 때, 카개는 빅터에게 하는 것은 심판이 아니라 복수에 가까움. 카개의 감정의 과몰입하게 되어서인지 이번엔 상처 넘버도 정말 너무 슬펐다.
카이의 대사톤이 앙리일 때와 괴물일 때 차이가 좀 확실한 편인데, 괴물일 때는 인간이 말할 것 같지 않은 방식으로 대사를 처리해서 괴물은 진짜 인간이 아닌 존재, 정말 인간 외적인 존재라는 게 잘 느껴짐.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개의 노래에서, 대사에서 가끔 (의도된 것처럼) 앙리 목소리가 튀어나올 때가 있어 카개는 확실히 앙리가 아닌 존재지만 그렇다고 앙리를 배제하고 카개를 얘기를 할 수도 없다는 점이 정말 중요한 지점인 것 같음.
사연 카개를 3번째 보다 보니 이런저런 디테일들이 눈에 좀 들어왔다. 남자의 세계에서도 그렇고 순간순간마다 카개가 어떤 행동을 취하기 직전에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막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앙리의 목소리가 들리는 모습을 보여줌. 이런 섬세한 연기가 카앙-카개 관계성에 중요한 실마리를 던져주기도 하고, 배우가 과한 연기나 오버스러운 동작 없이 설정을 표현해내는 게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민카 한잔 술 춤 부격 차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음.. 대유잼일 거라 생각했지만 정말 대유잼이었고, 민 빅이 카앙 지독하게 놀릴 거라 생각했는데 민 빅 정말 지독하게 카이 앙리를 조롱했음ㅋㅋㅋㅋㅋㅋㅋ 민 빅이 하도 놀려가지고 한잔 술에서 카앙 본체 순간적으로 머쓱;; 째릿!! 표정 된 거 다 봤다고요. 그리고 2막 보고 한잔 술 다 잊힐 때쯤 커튼콜에서 민 빅이 카앙 따라 하면서 마지막으로 또 조롱해서 참 재밌었습니다.
민카 진짜 뇌가 타버릴 것 같은 재미가 있었는데 한 가지 말도 안 되는 것은 내가 다음 민카 표가 없다는 것임.. 그래서 24일 민 카 핸 쥬 희정 1층 표를 미친 듯이 구하는 중임. 과연 나는 크리스마스이브에 한강진에 다시 갈 수 있을 것인지 말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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