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보틀 팩토리 : 차별 없는 가게, 일회용품 없는 카페>
빈티지스럽고 옛 서울의 골목에서 정겹게 마주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곳은,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소중한 카페 보틀 팩토리이다.
벌써 사진에서부터 느껴지지 않나? 싱그러운 그리너리 스멜.
정말 깨알 같은 게 오른쪽에 도로 고깔마저 하필 초록색이다.
이 카페의 이미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진을 가져오다 보니 모두 여름에 찍은 것이다. 여름의 보틀 팩토리가 내가 생각하는 이곳의 콘셉트와 정체성을 가장 잘 이미지화하고 있는 것 같아서 이걸로 골랐다! 별 다른 이유 없어요, 그냥 개인적으로 좋았음.
난 여름을 매우 못 견디는데, 그 더운 날 일회용품 없고 클린 한 카페에서 강아지가 자유롭게 들락거리는 모습을 보며 아이스 두유 라테를 마시는 것은 완전 힐링이었음.
벽면에는 한가득 손님들에게 빌려 줄 텀블러와 각종 보틀, 스티커와 자료, 엽서, 포스터 등이 자리하고 있고
커다란 식물이 화사한 이곳과 너무 잘 어울린다.
플라스틱보다는 원목과 철제를 사용한 가구를 보며 환경에 조금이라도 덜 해롭게 하기 위한 카페의 노력일까 생각하게 됨. 일절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테이크아웃 손님에게는 보증금을 받고 텀블러를 빌려준다.
집에서도 이런 걸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한 1% 정도 있다. 하지만 난 바빠서 아무것도 관리하지 못하고 물도 못 먹은 나의 식물들을 다 말라비틀어지겠지 흑흑. ㅠㅠ 식물이 많은 곳은 사계절 내내 공간의 느낌이 산뜻하고 좋은 것 같다. 덤으로 공기도 맑을 것이라 믿으며 괜히 더 상쾌하게 숨도 쉬고.
지금은 테이블 배치와 가구 자체도 살짝 바뀌었지만 이 여름까지만 해도 창가 한편에는 여유를 듬뿍 느낄 수 있는 낮은 테이블과 편안한 소파가 있었다.
책장엔 잡지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책도 여러 권 있고 전부 환경, 기후, 동물 등 지구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이 카페가 추구하는 게 무엇인지 매우 잘 알 수 있다. 물론 나도 그 마음을 응원하고 싶어서 멀리서 찾아온 것이기도 했고.
직접 보고 매일같이 피부로 느끼는 삶이 아니고서야 인간은 좋을 데로만 해석하고 망각하며 사는 동물이니 계속 경각심을 가지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쭉 할 수밖에!
이거 정말 유용한 컵이다. 모양을 저렇게 만들어서 여러 개 좌르륵 쌓아 놓기에도 안정감 있고 take out 해서 마신다면 뚜껑도 덮을 수 있음. 그리고 저건 빨대가 아니라 숟가락임! 어차피 난 빨대가 필요 없다. 입이 있고 컵이 있는데 빨대가 굳이 왜 필요한가. 2살 아기도 아니고.
그리고 여기 가면 꼭 꼭 두유 스콘을 먹도록 하시오,,
동물성 버터와 그 어떤 가학적인 재료도 넣지 않은 두유 스콘. 쏘 퓨어임. 흔히들 건강한 맛 하면 맛없는 맛이라거나 어딘가 밍밍한 것을 예상하는데 이건 건강한데 맛도 챙겼음! 진짜 여긴 더 번창해 주라.
카페가 과연 일회용 컵 없이 운영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시민 참여와 카페의 노력이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는 보틀 팩토리.
의도한 건 아닌데 마치 like 빈티지 필카 사진 분위기가 나네. 아무래도 조명과 인테리어 덕분인 듯.
그리고 저 뒷문으로 나가면 마당이 자그마하게 있는데 그곳에도 테이블이 있음! 야외인데 벽에 둘러 쌓여 있어서 바깥을 보는 구조는 아니고 안뜰처럼 되어 있다.
보틀 팩토리는 다 쓴 우유팩도 씻어서 말린 후 우유팩만 따로 모아 버리던데,, 정말 재활용도 제대로 퍼펙트하게 하고 있음!
확대하느라 흐리멍덩하지만 감성이 돋는 벽면.
무언가 획일화된 곳이 아니라 더 자유롭고, 그 자율이 추구하는 방향이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게 또 포인트.
햇살 좋은 날 꼭 꼭 창가에서 연희동의 여유를 느껴보시길. 그리고 두유 스콘 잊지 마시고. 커피 맛도 좋은 집이니.
은근 연희동에 갈 일이 없고 연고가 없지만 그래도 보틀 팩토리를 찾아갔던 나 칭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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