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의 퇴근길 가벼운 힐링코스였던 을지로가
언제부턴지 인스타 보고 찾아온 어린 친구들만 다글다글 하고
이거 머선 헌팅 포차도 아닌 것이, 뭐랄까 너무 피곤한 장소가 돼 버린 느낌.
20대 초반엔 부어라 마셔라 할 일도 많았고 여럿이 즐겁게 놀았지만
이젠 적당히 대화하기 좋은 분위기에 음식과 술이 맛있고 가성비는 좀 나중에 따져도 되는
그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만한 장소를 찾아 헤매는 중이다.
우리 동네를 벗어난 곳에서 약속이 있을 땐 자신 있게 어딜 고르기가 힘들어졌다.
특히나 카카오 맵은 정말 믿을게 못되고 네이버 영수증 인증 후기를 보는 게 훨씬 도움 된다.
확률적으로 얼마나 안전할지는 몰라도 그동안은 동네 밥집에서 간단한 외식만 하고 살았기 때문에
괜히 심리적으로 번화가의 너~무 큰 장소는 또 꺼려진다.
아무리 위드 코로나 시대라지만 최대한 불특정 다수와의 가까운 접촉은 피하고 싶은 것,,,
그렇다고 맨날 집에 있을 수도 없음 흑흑 그냥 다 같이 잘 씻고 잘 환기하고 협조하고 살 수밖에 없는 거 같으니
소소한 약속을 잡는 나 같은 인간들을 위해 몇 군데 빠르게 추천 해두림ㅎㅎㅎㅎㅎ
1. 밥
RORAMEN : 로라 멘
이곳은 작은 도쿄가 생각나는 작은 바 형태의 라멘 식당! 외관도 굉장히 깔끔하고 소박함.
메뉴는 국물 라멘과 비빔 라멘
나는 비빔 라멘인 마제 소바를 먹었다. 국물 라멘은 어차피 아는 맛이니까.
맛있게 먹는 방법도 바 앞에 메모가 자세히 붙어있고 음식도 빠르게 나오는 편.
부추가 깨끗하고 아삭아삭 씹히는 맛도 좋았고
노른자 터뜨려서 비비면 꾸덕한 파스타 같은 질감이 되는데 짭짤하니 아주 밥 비벼먹고 싶은 맛이었다.
원하면 밥도 조금 제공해 주시기 때문에 요청하면 맛있게 싹싹 비벼먹을 수 있답니다.
기본찬으로 김치통 세팅돼 있고 다시마 식초가 있는데 나중에 반쯤 먹고 한번 시도해 보시길.
차슈 하나 추가해서 먹어도 맛있을 듯!!!
ㅡ
2. 커피
CAFE SALT : 카페 솔트
적당히 어둑하고 편안한 분위기, 배경음악이 아주 마음에 들었고
문의가 많이 있었는지 플레이리스트도 공유해주는 카페였다.
이렇게 영수증같이 긴 쪽지가 벽에 걸려있기도 했고
카운터에 한 장씩 가져갈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
빛이 날리게 나와서 어둡게 찍은 거기 때문에 더 깜깜해 보이는데 이정돈 아님!
가게 가장 안쪽엔 일반적인 의자와 테이블이 있고
중간쯤엔 벽 따라붙어있는 작은 스툴 테이블, 앞쪽엔 여럿이 앉기 좋은 바 테이블이 있는 구성.
나는 솔트 커피, 일행은 ICE LATTE 시켜서 스툴 테이블에 오손도손 앉음.
솔트 커피 맨 위에는 소금이 약간 뿌려지고 이 보석 같은 알갱이가 올라가는데
이게 겉은 바샤 샥 하고 부서지고 속에 부드러운 젤리가 올라오는 캔디라서 먹으면 기분이 좋아짐.
생각보다 더 맛있었어요. 사실 기대 안 했거든요.
처음엔 안 섞고 마셨는데 그게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고소한 유크림과 에스프레소 맛 자체로도 맛있었음!
섞어보니 맨 밑에는 시럽이나 연유 같은 게 있는지 단맛이 많이 올라옴
솔트 커피라고 해서 단만의 느낌을 더 기대했거든요? 근데 단단 커피 임.. 짠맛은 부족한 듯 ㅜㅜ
물론 단 커피 좋아하시면 이대로도 충분히 맛있긴 합니다.
크림도 좋고 샷도 좋았는데 짠맛의 느낌을 더 부어주세요!!!! 그럼 더 맛있을 것 같아요ㅎㅎ
소금을 더 추가했어야 했나 흠
시멘트 벽에서도 소품으로 살아남은 소박하지만 센스 있는 카페였음.
난 과한 레이스 샤랄라~*, 너무 포근해서 먼지 폴폴 날 것 같은 커튼만 가득한 김성은 안 좋아하기 때문에
적당히 시크하고 적당히 깔끔하면서도 편한 분위기를 주던 이곳이 꽤 좋았음.
스툴 의자에 앉아도 벽에 기댈 수 있기 때문에 그 점도 왕 괜찮다.
수다 좀 떨다가 이제 술도 적셔볼까 하고 일어남.
ㅡ
3. 술
BEER POST BAR : 비어 포스트바
약간은 서점 같고 약간은 캐주얼한 펍 같으면서도 맥주는 여러 가지로 구색을 잘 갖춰놓은 곳!
게다가 01시까지 영업하는데도 취한 진상이 없어서 클린 했음.
와인도 있긴 한데 주가 맥주이기 때문에 가짓수는 거의 없음.
맥주 셀러에 들어가서 직접 먹고 싶은 병맥주와 잔을 골라와서 먹는 곳이라 재밌었다.
무알콜도 있고 병맥, 왕병맥(750ml) 종류 다양했고 생맥도 8가지.
기본 안주로 프레첼 한 컵 주는데 나중엔 셀프로 바에서 퍼다 먹으면 됩니다.
짭짤 바삭하니 단연 맥 주안 주지.
안주 메뉴도 소시지 스튜, 치즈구이 등 두루두루 괜찮아 보였는데 우린 배부른데도 맥주가 당겨서 온 것이기 때문에 음식을 먹을 수 없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맥주만 부순다!
생맥 종류마다 잔이 다르고 사이즈도 280ml~470ml 등 다르기 때문에 적당히 메뉴판 보고 고르시면 됩니다.
설명도 잘 돼 있어요.
화장실이 내부에 있는 건 좋았는데 변기가 새는지 바닥은 약간 물난리,, 적어도 변기는 깨끗하긴 했어요;
맥주집이라 화장실 이용도 많을 텐데 약간 음.. 조금 아쉽다.
READ BEER, DRINK BOOK
재밌고 편하게 수다 떨기 좋았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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